안타깝기는 하지만, 사실 나는 아직도 씨아이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거나 이 사태에 대한 분노가 씨아이에게로 향하진 않는데...
'협의'의 수준이 어느정도였는지 몰라도, 윤종신이 인터뷰등에서 설명한 프로그램 컨셉과 취지와 별다르지 않을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었을 테고
그들의 아프리카 정글에 대한 이해도가 어떠했건 간에 윤종신 이름이 들어가는 새 콘텐츠는 기존의 bj 방송과 다를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나와 우리뎅을 포함해 故신해철 님의 인터넷라디오 '고스트네이션' 인디차트를 아는 사람들은 딱 그것의 티비 버젼쯤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우리뎅은 노래를 세 곡이나 준비했고, 그 중 하나는 윤종신의 노래였으며, 자전거 이야기도 할 수 있을 줄 알고 손님도 초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고, 나는 이런 결과를 만드는 데 가장 문제가 컸으며 책임 또한 큰 사람이 바로 윤종신 개인이라고 생각한다.
내키진 않지만 윤종신ㅅㅂㄻ가 이래서 저랬고 그랬다는 분노는 팻쓰하고... -ㅅ-
우선의 내 작은(?) 바람은 씨아이에 대한 비난이 좀 진정되었으면 한다는 건데... 어제 우리뎅이 븨앱에서 '방향'에 대한 말씀을 하셨을 때
씨아이나 우리뎅은 우리뎅의 솔로 가수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전의 솔로 활동까지 싹 리부트하는 온전한 '신인가수 김동완'으로 설정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벤삼촌이 죽고 또 죽고 또 죽는 무한 고딩 스파이디가 아니라 아예 존재하는 차원이 다른
어메이징 스파이디와 얼티밋 스파이디? 길게 보고 활동을 한다셨던 말씀도 앞으로의 '솔로 가수 김동완'은 우리뎅이 하고 싶어하는 밴드음악으로
쭈욱 목소리를 만들고 다듬어 가겠다는 표현은 아니었을까. 문제는 이미 오래도록 '신화'팬이고 '김동완'의 팬인 사람들은 새삼스럽게
'신인 가수'의 타이틀을 달고 이미 쌓여진 커리어와 이점을 버린 채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마음으로 용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니 저러니 해 봤자 그냥 홀로 망붕하는 게 내 정체성-ㅂ-;;이고 내가 아닌 다른 팬분들의 마음까지야 하나도 모르겠다만...
D가 발매되기 전, 우리뎅이 방송활동을 하지 않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는 걸 나중에 알았는데- 소문과는 별개로 우리뎅이 'starlight'을 낸 직후,
나는 씨아이가 우리뎅을 방송 순위프로나 예능이 아니라 '공연을 하는 솔로 가수'로 만들려는 게 아닐까, 그래서 혹시 방송활동에 크게 관심이
없는 건 아닐까- 하고 의심=ㅂ=한 적이 있었는데, 10회 소극장 공연을 기획한 것을 보면 길게- 오래- '가수 김동완'의 이미지를 만들려는 건
분명한 것 같다. 만약에 씨아이가 이번 활동에 대해서 시작의 의미를 담아 '솔로가수 김동완'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인터넷방송의 출연도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그것이 차마 듣고 보아줄 수 없을 정도로 역겨운 진창이었다는 것이고 그건 씨아이에게도 사고이지 않았을까.
솔로는 안 하겠다, 회사에도 들어가지 않겠다던 우리뎅을 설득하고 우리뎅이 마음을 바꿀 수 있게 했다면,
적어도 우리뎅이 믿어도 되겠다 마음을 먹었다면, 그만한 신뢰와 정성을 씨아이가 보였을 테고, 여전히 우리뎅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뎅과 함께 일해야 할 씨아이, 놀랐고 당황했을 미숙한 신생 기획사도 좀 도닥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예계의 생리나 힘겨루기야 내가 모르는 세계이지만 대체로 사람이 모여서 사람이 하는 일들은 모두가 엇비슷하다.
씨아이와 미스틱. 누가 봐도 지는 싸움이잖아. 관계를 이루는 사회에서 의지와 의욕만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내가 모르는 크고 작은 불만요소도 있는 것 같고... 후속조치에 대해, 바위가 깨지진 않더라도 계란을 던져볼 정도의 용기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나는 좀 더 씨아이를 믿어볼란다.
나는 질타보다 칭찬의 효과를 더 믿는다. 회사도 아이처럼 철 들고 배우며 깨달아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일지도 모르지. 칭찬하면 더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꾸중을 듣거나 못한단 말을 들으면 다 놔 버리는;;
+ 마왕의 부재는 우리뎅의 에세이처럼 생각도 못 한 곳에서 문득 끊임없이, 자꾸만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