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 fromDayToDay 2014. 8. 24. 00:19

둘 다 지금은 만나지 않는 아주 오래 전 인연인데, 둘의 공통점은 가벼운 ㅎ언증이라고 해야 하나... 경미한 ㄹi플ㄹi증후군이라해야 하나.

소녀에2는 집안의 재력-ㅂ-에 대해 과하게 포장하는 버릇과 함께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처럼 하는 증세가 있었고

소녀ㅂi는 극도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막 이기적인 곳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본인의 능력과 직업, 일에 대한 거짓말을 하는 데에 주력했다.

소녀에2와는 나이가 들어 서로의 주된 활동공간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지만 소녀ㅂi는 내가 의식적으로 연락을 끊었다.

'거짓말'에 대해서 지금까지 유난스럽게 예민하게 구는 건 징~하게 당한 기억이 있어서인데, 아주 사소하고 피해가 적은 거짓말, 예를 들어...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임박해 먼저 도착한 내가 '어디야? 나, 도착했어~'하고 전화나 문자를 하면 아직 집에서 나오지도 않았으면서

헐레벌떡 '어, 가는 중이야, 거의 다 왔어!' 하고 답을 하는 아~~~~~주 가벼운 거짓말에도 나는 화가 난다;;;

그저 화가 날 뿐, 화를 내지는 않는데- 소심해서 =ㅂ= 에이, 이런 걸로 뭐;; 그럴 수도 있지. 미안하니까 거짓말 했겠지- 하고 눌러 참지.

하지만 나는 미안한 마음으로 급하게 서둘러 나오면서 거짓말을 하는 것보단 '미안, 늦잠 잤어! 지금 나가니까 쪼금만 기다려 줘~' 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쪽을 선호한다. 완전 선호해. 물론 같은 거짓말이 반복되면 나처럼 심장 작고 약한 인간도 한계는 온다.

어쨌건- 그런 내가 그래도 소녀ㅂi를 참을 수 있었던 건 그녀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었고, 그녀의 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내게는 그녀가 주로 하는 거짓말과 과대포장이 통하지 않는 걸 그녀도 알기 때문에 웃고 넘길만 해서 였는데 점점 거짓말이 늘고

자연스러워지던 소녀ㅂi는 급기야 내가 뻔~~~히 아는 내용을 뻥뻥! 튀기는 것도 모자라 없는 말까지 만들어서 내게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보다 더 짜증스러웠던 건 내가 그녀에게 알려준 비법;;이나 신박하기 그지없는 안 알려진 물품-ㅂ-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치

자기 스스로 알아낸 것처럼, 본인이 발품 손품 눈품 팔아 힘들게 알아낸 것처럼 떠벌렸다는 점이다! 그것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음...

나는 거짓말이나 과장을 하는 말버릇을 가진 이는 어떤 자격지심이 있어서- 라고 생각하는데

자존감이 낮은 사람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자격지심에는 없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겸손이나 노력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지만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은 거짓말과 과장, 허풍으로 자신을 표현한달까. 물론 이건 내 경험에 100% 의존한 편견이겠지만.

어쨌거나.

소녀ㅂi가 그녀의 일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있는 내게까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건 과장이나 허풍을 지나 증후군의 증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

판단했고, 때 맞춰- 이해할만은 했던 극도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내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지경에 도달한 사건이 연락을 끊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렇다해도 당시의 내게 주변을 돌아볼만 한 여유가 있었다면 타고난 소심함과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어영부영 넘겼을 것도 같은데

다행스럽게도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난 집안사정 덕분에 오는 전화나 문자, 남기는 메일따위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들었네. 봤네. 별로 궁금해한 적도 없어서 그런가보다 넘기긴 했지만... 여전한 것도 모자라 한 발 더 나아가 있더라.

이틀 연속으로 이렇게 찜찜한 일이 생긴 걸 보면- 다음 주엔 유쾌상쾌통쾌한 일만 있겠지?! =ㅛ=

 

 

 

진짜로 궁금한 건- 그 사람들은 거짓말로 만든 자신이 행복할까? 내 눈에 보이는 얼굴은 웃고있고, 즐거워 보이긴 하는데... 정말로 괜찮은 건가?

신문에 나오는 누구처럼 불법이나 범죄에 이르는 짓을 벌이지 않는 이상, 사실은 누구나- 나 역시도 가벼운 거짓말은 하고 살겠지만

내가 내가 아니게 될 정도의 거짓말을 하는 건- 정말로 즐겁고 행복해서일까?

 

Posted by 고로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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