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 fromDayToDay 2019. 10. 18. 00:01

온이든 오프든 '더러운 것'을 보면 바로 신고를 누른다. 초록불에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 위에 자리했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파고드는 차량 때문에 차도 앞에서는 늘 휴대폰을 눈높이로 들고, 신고앱도 홈 화면에 띄워놓았고- 조건이 까다로와진 이후로는 다산 문자, 112 가리지 않고 저장해놓고 카메라 버튼 누르는 게 거의 버릇이 되었는데, 한동안은 내가 원하는 만큼의 반의 반정도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것에 스트레스가 심해서 알 게 뭐냐~ 다 포기(...)한 때도 있었는데- 그게 더 화가 나더라고.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원인들은 여러가지가 있고, 해결해주고 싶은 분들에게도 한계가 있어서 이게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국가적인 시스템의 문제이거나 격무에 시달리느라 어쩔 수 없이 늦어지다 놓치고야 만다거나- 그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성적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가 있는데, 더럽고 역겹고 얌체같은 무법자들은 '이성적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어서 화가 나고 화를 풀 수가 없으니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잖아. 그래서 한때는 그만두었던 온갖 신고와 민원을 다시 취미 삼기로 했는데- 공공기관에 들어가는 문제들은 불만족스럽거나 느리기는 해도 내가 한 '신고'가 어떻게 처리되었고 그 ㅅㅄㄲ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만, 포털의 댓글이나 트위터 신고들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 거야. 잘 보지는 않으나마 어쨌든 눈에 띄는 게 있으면 자동반사처럼 구석의 신고버튼을 누르지만- 난 처음엔 내가 신고를 하면 블라인드 처리가 된 뒤 확인 과정을 거쳐 다시 보여지거나 삭제되거나 해당 아이디에 일정한 제재가 가해지거나 할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야. 아무것도 없어!!! 더러운 문자는 여전히 내 눈에, 남의 눈에 훤~히 펼쳐져 있고 굳이~~~ 로그인을 해야만 할 수 있는 신고를 했음에도 내가 한 신고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거야. 뭐, 엠넷의 탈퇴방법처럼 어딘가에 고심해서 숨겨놓은 확인방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난 못 찾겠더라. 그래서 내 의심은- 그냥 버튼만 달아놓고 아무도- 기계적인 확인조차도 전혀 없는 게 아닐까? 라는 거지.

그전에 뭔가 신고를 하려면 카테고리를 고르게 되어있는데, 이게 되게 애매해, 또. 이거? 어... 이건 좀 아닌데? 이것도 아니고? 갸웃거리다가 그래도 0.01만큼이라고 비스읏~하지 싶은 걸 선택하지만 뭔가 찜찜하달까나. 그냥 차라리 주관식으로 쓰라고 해;;

Posted by 고로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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