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 FlamingOnions 2014. 3. 26. 04:26

누군가에게서 '너는 절실함이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욕인 줄도 모르고-ㅂ- 맞아, 나 그래. 끄덕끄덕하고 그냥 넘어갔지;;

사실 큰 굴곡 없이 무난하게 살아온 터라, 지금은 먹고사는 고민이라도 있지만 어릴 때엔 그조차 내 몫이 아니었더래서 애타게 뭘 바란 적도 없고

성격 자체가 좀 욕심 내서 뭔가를 해내야만 한다거나, 이겨야 한다든가- 남에게든 내 자신에게든 승부욕이란 게 거의 제로랄까. 안 되면 말지.

게다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후회'라서, 아쉬운 일이 있었다 치더라도 일단 지나버리면 두 번도 생각 않고 싹 잊어버린다.

욕심도 없어요, 승부욕도 없어요, 지난 일에 대한 아쉬움도 없어요;; <- 이러니 절실할 게 도대체 뭐가 있겠냐고;;;;;;;;;;;;;;;;;;;;;;;;;;;;;;;;;;;;;;;;;;;;;

생각해 보면 제일 한심한 타입 아닌가 말야. 생각도 행동도 안 하는데 바라기는 해. 아~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거기서 끝! =ㅂ=

싢팬들, 특히 뎅수니들은 다 비슷한 지점에서 감탄하고 반성(?)하는 것 같긴 하지만 내가 뎅수니로서 반성하는 부분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었다.

기본적으로 동종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없고, 교육되지 않은 날 것의 인간 종은 혐오하는 편인데 (물론 '나'를 포함해서)

그...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말미에 엘르가 스칼렛에게 '사람이 좋아요? 동물이 좋아요?'하고 묻거든.

기억에 스칼렛이 언어적인 답은 하지 않지만 엘르가 환하게 웃더니 '저도요!'라면서 사람이 훨씬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 하던가??

아무튼 그래. 그리고 난 그걸 보면서 인상을 팍 찡그렸었지. 동물이 훨씬 훨씬 훨~~~~~씬 사랑스러워!!! <-

근데 뎅수니로 살면서=ㅂ= 그 부분이 가끔씩 찔리더란 말이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을 좋아하지? 저 사람이 보는 세상은, 사람들은, 인간은 어쩜 저렇게 예쁘고 곱고 착하고 사랑스러울까?

꽃뎅도 싫어하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대하기 껄끄러운 사람, 보기 싫고 만나기 싫고 얘기도 듣기 싫은 사람은 있겠지.

행동반경이며 만나는 사람이 지극히 한정적인 나도 신기할 정도로 어이없는 사람을 많이 보는데 꽃뎅은 오죽 하겠어.

그런데도... 사람들이 좋아. 사람들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워. 그래서 꽃뎅 자신도 예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워!!

내 눈에 세상이 밉고 사람들이 미운 건 다 내 탓이구나.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인간보다 털북숭이들을 훨씬 훨씬 훠~~~~~~얼씬 사랑스럽다고 여기긴 하지만 그래도 문득, 가끔, 번개 맞은 듯이 반성;;

하곤 했었는데, 새삼스럽지도 않게 정말... 내겐 있어본 적 없던 '절실함'조차도 내 탓이구나 싶다.

바쁘네, 시간 없네, 힘드네- 핑계는 오죽 많아. 그래봤자 내가 꽃뎅보다  바쁠거며, 꽃뎅보다 시간이 없을 것이며, 꽃뎅보다 힘들...때도 있겠지?;;;

 

                                             사진 : '귀엽고 깜찍한 댄스'       

 

↗  바로 그 라인.  오른쪽 다리. 허벅지에서 무릎 꺾여 떨어지는 선. 완전 이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는 탓에 기대치도 낮아서 똑같은 일을 겪어도 화를 내거나 실망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애초에 기대치가 낮으니

  일이 틀어지더라도 '그럼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가곤 하거든. 그런데 이 부분이... '절실함이 없다'는 곳과 맞닿는 것 같기도 하다.

  뭐야, 되게 무미건조한 생물이네, 나;;;;;;;;;;;;;;;;;;;;;; =ㅂ=

 

Posted by 고로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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