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 & 1123

※ FlamingOnions 2023. 12. 2. 01:29

국립경주박물관 앞길 1124

 
애초에는- 그러니까 스케줄이 나오기 전의 예상 일정은 21일과 하루 건너뛰고 23일 관람이었었었고 하루를 건너뛰려고 했던 건 산행ㅇ<-<이 예정되어 있어 지도상으로 두 시간 나오면 내 체력과 걸음으로는 널널~하게 네 시간이려니 싶어 녹초가 된 몸으로 바쁘게 공연장에 갈 수 없으리라는 아주 정당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렇게 되고 말았지. 가는 날, 오는 날 빼고 공연이 중간에 몰리니 가고 오는 날 산에 갈 수는 없잖아;;
아니, 뭐 이건 그냥 사족이고- 아무튼간에 공연 자체에 크으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건 역시 관이 주최한다는 부분이었으려나.
보고나서 '아, 이래서 앞에 The Show'가 붙었구나 싶었는데, 어렸을 때는 이런 이야기 정말 안 좋아했었어.
몇 번인가 영화 얘기 하면서 비슷한 말을(지금보다 어렸을 때에) 한 적이 있는데 힘, 열정, 에너지와 의욕, 자신감도 충만한 청년, 소년, 젊은이의 성장과 좌절, 극복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전형적이며 어떤 일정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잖아. 나는 이게 참 싫었거든. 모두가 죽순처럼 힘차게 쭉쭉 뻗어나가는 기운을 어쩌지 못해 부딪히고 갈등하고 끝내는 극복해 성장하는 스토리, 그리고 거푸집에서 빼 온 듯한 인물상까지 전부 다.
최근에야 가끔, 이게 그렇게까지 싫었던 건 나도 어리고 젊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자니 너무 중년 느낌이긴 한데=ㅂ= 아니라고는 또 할 수 없으니 어쨌건 그래. 마치 싫어하던 가지를 없어서 못 먹게 되었다든가, 반으로 가른 7cm 길이의 누가 봐도 대파인 대파를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든가... 같은 느낌?;;;;;;;;;; 아, 이건 좀 아닌가?;; 
 
아, 아무튼;; 그렇더라고요. 좋았다는 말입니다. 모두가 멋지고 예뻤어.
극 안의 캐릭터들도, 아직은 젊은 배우분들도 다 원하는 만큼 이루시길-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의 길을 가시길- 하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느낌?
커튼콜까지 신나게 마치고 극장을 빠져나와 걸으면서 딱 그런 기분이 드는 공연이었던 것 같아.

Posted by 고로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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